1. 득점도 과유불급
NBA의 트렌드가 급격하게 바뀌고 있다.
2021년 7월, 한창 오프시즌을 보내고 있던 NBA에 변화가 일어났다.
최근 NBA는 빠른 페이스& 스페이스를 지향하는 공격적인 트렌드로 많은 인기를 얻고 있는 반면 너무 많은 득점은 오히려 농구 자체를 즐기는 팬들에게는 의아함을 선사했다. 이는 기존에 갖고 있던 상식을 뛰어넘는 득점 행진이 계속해서 발생했기 때문이다.
NBA 역사 속에서 한 선수가 60 득점 이상의 퍼포먼스를 기록한 것은 2009-10 시즌부터 2014-15 시즌까지 단 두 번뿐이었으나, 2019-20 시즌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의 데미안 릴라드는 혼자서 3번을 기록했다. 또한 2012-13 시즌에 한 선수의 50 득점+ 경기가 세 번뿐이었던 것에 반해 2019-20 시즌에는 12명의 선수가 50 득점+ 경기를 펼쳤으며 총 23번 기록했다. 심지어는 1990년 이후 처음으로 연장전 없이 정규경기에서 휴스턴과 워싱턴은 159-158이라는 초고득점 경기도 나왔다.
이러한 득점력 상승이 팬들로부터 의구심을 자아내는 부분은 바로 자유투였다. 선수들이 비(非) 농구적인 움직임을 통해서 자유투를 획득하면서 득점 기록을 쌓는 행위, 일명 '자유투 삥 뜯기'가 만연하게 퍼져나가면서 경기가 루즈해지는 것과 함께 농구 경기 본질에 대한 팬들의 불만이 늘어났다.
NBA 사무국은 팬들의 요구에 응답하기 위해 "농구 이외의 움직임"으로 발생하는 파울을 줄이기 위해 파울 규정을 변경하고 나섰다. 세부 사항은 다음과 같다.
<2021 오프시즌 파울 유도 관련 룰 변경>
1. 공격자가 수비수 쪽으로 몸을 들이대거나 드리블 경로를 바꿔 컨택을 유발하는 행위
2. 슛 모션에서 비정상적인 각도로 다리를 벌리거나 차서 수비수와 컨택하는 행위
3. 드리블 중 오프-암(OFF-ARM)을 수비수의 몸 혹은 팔에 걸고 슛 모션으로 들어가 노골적으로 파울을 유도하는 행위
이러한 룰 변경으로 이번 2021-22 시즌부터는 공격수가 수비수의 신체에 의도적으로 접촉하여 수비의 균형이나 리듬에 영향을 미칠 경우 오펜스 파울이 불리게 되었으며 그 영향이 미미한 경우에는 정상적인 플레이로 간주하여 노콜(NO CALL)로 처리 되게 되었다.
이렇게 수비 친화적인 룰 변경으로 인해 수비수들은 소극적인 수비에서 벗어나 더 터프하고 적극적으로 수비에 임할 수 있게 되었다. 그렇다면 이러한 변화가 리그와 선수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살펴보자.
2. 수비 친화적인 룰 변경으로 인한 영향
2.1 NBA팀들의 득점 수치 변화
2016-17 | 2017-18 | 2018-19 | 2019-20 | 2020-21 | 2021-22 | |
avgPTS | 105.6 | 106.3 | 111.2 | 111.8 | 112.1 | 107.4 |
avgFTA | 23.1 | 21.7 | 23.1 | 23.1 | 21.8 | 19.9 |
FTr | 27.1 | 25.2 | 25.9 | 26 | 24.7 | 22.3 |
FT/FGA | 20.9 | 19.3 | 19.8 | 20.1 | 19.2 | 17.2 |
avgPTS : 리그 평균 득점 / avgFTA : 리그 평균 자유투 시도수
FTr : Freethrow Attempt Rate. 필드골 시도당 자유투시도 횟수
FT/FGA : 필드골 시도당 자유투(성공) 횟수로 실제 득점에 포함되는 스탯
위의 수치를 보면 비록 2021-22 시즌이 이제 막 시작했지만 리그의 새로운 규칙이 실제로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현재 NBA에서는 최근 그 어느 시즌보다 공격에서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알 수 있다. 2016-17 시즌부터 리그 평균 득점은 105.6 득점에서 지난 시즌까지 112.1로 꾸준히 증가한 반면 이번 시즌에 들어와서는 단번에 약 5점 가까이 하락한 107.4를 기록 중이다. 이는 NBA 역사상 단일 시즌 간에 가장 큰 하락세다.
또한 이번 시즌 FT/FGA(필드골 시도당 자유투 통계)는 NBA 역사상 가장 낮은 17.2%에 불과하다.
실제로, 경기 내에서 심판들은 휘슬을 더 적게 불고 경기를 자연스럽게 진행하고 있다. 결과적으로, 공격적 수치가 전반적으로 하락하고 있다. 선수들이 시즌 중반 컨디션으로 복귀하고 수비수들의 피로가 누적되면서 이 수치가 유지될지는 미지수지만 리그 전반의 선수들은 확실히 규칙 변화를 느끼고 있다.
2.2 가드들의 득점 수치 변화
NBA에는 너무 많은 선수와 기록들이 있는 만큼 대표적으로 '자삥'을 통해 이득을 보고 있다고 언급되는 선수들의 기록을 통해 얼마나 룰 변경이 영향을 미치고 있는지 알아보자.
가장 먼저 '자삥'의 대명사라고 불리는 브루클린 네츠의 제임스 하든이 있다.
브루클린의 스티브 내쉬 감독은 이번 시즌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제임스 하든이 "새로운 규칙의 ‘포스터 보이’로 만들어졌다"라고 언급하면서 사무국이 그를 희생양 혹은 본보기로 사용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공격 한정 마이클 조던'이라고 불리던 제임스 하든은 득점을 위해서라면 수비수를 향해 몸을 날리거나 수비수의 팔에 직접 자신의 팔을 끼는 등 여러 가지 방법으로 파울 판정을 받아왔다.
위의 기록들을 보면 하든은 커리어 구간 동안 평균 28.3 득점을 올리는 동안 총 9.6번 자유투 라인에 섰었던 것을 알 수 있다. 또한 MVP 시즌이었던 20-17-18 시즌 이후부터는 에는 총 11번 이상을 자유투시도와 함께 평균 득점의 놀라운 상승률을 확인할 수 있다.
하지만 본격적인 룰 변경 이후 하든은 자유투시도의 하락과 함께 평균 득점은 오클라호마시티 썬더 시절 이후 처음으로 평균 20점대를 기록했다. 실제로 룰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생각할 수 있는 부분이다.
하든 외에도 언급되는 선수들이 있다.
바로 워싱턴 위저즈의 브래들리 빌 / 애틀랜타 호크스의 트레이 영 / 포틀랜드 트레일블레이저스의 데미안 릴라드 / 댈러스 매버릭스의 루카 돈치치다.
언급된 선수들의 경우 NBA 리그 내에서도 엘리트 가드로 불리면서 팀의 주득점원이자 리더 역할을 수행 중인 선수들이다. 이러한 선수들이 팀 내에서 많은 포제션을 갖게 되면서 자연스럽게 기록을 올릴 수 있었지만 아래 표를 보면 다시 한번 변경된 룰이 그들의 경기에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트레이 영의 경우 평균으로 봤을 때는 큰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실상은 다르다. 데뷔 시즌 상대적으로 저조한 득점(19.1pt)이 평균을 낮췄으나 소포모어 시즌부터 평균 약 9개의 자유투 시도에 득점은 약 27.5까지 상승했었다. 이렇게 보면 전체적으로 선수들의 커리어 기록과 이번 2021-22 시즌의 기록에서 많은 변화가 있음을 알 수 있다.
위 선수들 말고도 LA 레이커스의 르브론 제임스나 피닉스 선즈의 크리스 폴 그리고 필라델피아 76ers의 조엘 엠비드 등 다른 스타 선수들 또한 영향을 받고 있다.
즉 , 이번 오프시즌부터 적용된 파울 룰 변경은 선수들에게 실제적으로 효력을 발휘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3. 올바른 방향
바뀐 룰로 인해 좌절 중인 선수들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리그 내 많은 선수들과 코치들은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고 있다.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스티브 커 감독에 따르면 이 변화는 비정상적인 게임 플레이를 제거하는데 도움을 주었고 더 자연스러운 경기 흐름을 가능하게 했다고 한다.
스티브 커 감독은 지난 10월 30일(한국시간) 포스트 게임 인터뷰에서 "저는 제가 보는 것이 좋아요"라고 말하면서 "저는 관계자들이 잘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경기가 진짜(운동경기) 같아 보인다”라고 언급했으며 워싱턴 위저즈의 카일 쿠즈마도 같은 날 “(파울) 규정을 바꾼 건 리그가 최근에 한 일 중 가장 잘한 일이다. 경기를 보는 게 엄----청 달라졌다.”라고 트위터에 언급했다.
아직 도입단계에서 NBA는 적응하는 단계에 있지만 개인적으로도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다고 생각된다. 사무국이 팬들과 현장의 바람을 제대로 파악하고 바꿔가면서 결과적으로는 더욱 인기 있는 리그로 성장하는 중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제 사무국에서 언급한 속공 파울 개정이 어떻게 될지 지켜보자.
PS1. 핸드 체크만큼은 아니지만 더욱 타이트해지는 수비 환경은 어쩌면 훗날 진정한 GOAT싸움이 가능하게 하는 초석일 수도? 진정한 라떼 싸움 개막을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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