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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ASELINE

[176ep] 개 같이 부활한 클리블랜드의 성장기

[들어가면서]

클리블랜드 캐벌리어스(이하 클리블랜드)의 최전성기는 2015년부터 2018년까지였다.

2014-2015시즌부터 시작해서 2017-2018시즌까지 4년 연속으로 NBA파이널에 진출하면서 골든스테이트 왕조에 도전했었다. 골든스테이트 왕조에 도전했다는 표현이 맞는 게, NBA 역사상 처음으로 같은 팀들이 4번 연속으로 파이널에서 마났다. 이 과정을 통해 르브론은 자신의 친정팀에 NBA 파이널 우승을 안겨다 줄 수 있었다.

 

하지만 2018년 6월 29일(미국시간), 르브론 제임스가 고향팀이자 친정팀인 클리블랜드를 떠나 LA레이커스로의 이적을 발표하면서 상황은 바뀌었다.
르브론 제임스 개인은 클리블랜드에게 우승이라는 숙원을 풀어주고 떠나기로 결정한 것이라서 1차 엑소더스 때와는 달리 팬들로부터 비난 받을 일은 없었지만 르브론과 함께 윈나우(win now)를 외치던 클리블랜드는 다시 한 번 다시 한 번 르브론에 의한 공유지의 비극을 겪게 되었다. 더 슬픈 현실은 1차 엑소더스 때는 사인 앤 트레이드를 통한 이적이라서 유산이라도 남길 수 있었지만 2차 때는 FA자격으로 이적하게 되면서 클리블랜드는 어떠한 것도 얻지 못했다.

르브론의 1차 엑소더스 때 트레이드 디테일

르브론 제임스의 이적으로 직전 시즌까지 우승 전력으로 평가 받던 클리블랜드는 단번에 약체팀으로 평가받게 되었다,
하지만 현재 클리블랜드 굉장히 순항중이고 플레이오프 파이널 진출가능성도 꽤나 높게 평가받고 있다.

클리블랜드의 파이널 우승 가능성 (basketball-reference)

[어떻게 진행된걸까?]
보통 NBA 팀들이 리빌딩을 선언한다면 어떻게 진행될까?

모두가 알다시피 보통은 탱킹 시작과 함께 고액연봉의 즉시전력 선수들을 전력보강이 필요한 팀으로 트레이드 보내면서 미래 드래프트 픽을 받아오면서 유망주를 보강하고 경험치를 쌓게 해주면서 핵심 코어를 선정 및 그외 선수들을 옥석가르기한 후 최종적으로는 적절한 베테랑들을 보강해주면서 리빌딩을 마무리 한다.

 

클리블랜드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다만 차이가 있었다면 르브론의 1차 엑소더스 때와는 달리 이번에는 좀더 신중하게 진행하면서 팀내 문화까지 바꾸길 원했다. 즉 전체적으로 클린 슬레이트를 갖고 시작하기를 바랬다.

1) 2018-19시즌
2018 드래프트에서 클리블랜드는 카이리 어빙-아이재아 토마스 트레이드를 통해서 보스턴으로부터 얻은 8순위 지명권을 사용해서 콜린 섹스턴을 지명했다. 이 시기 클리블랜드의 GM 코비 얼트먼은 콜린 섹스턴을 새로운 클리블랜드의 첫번째 코어로 간주하면서 리빌딩을 공시적으로 시작했다 볼 수 있다. 
당시 섹스턴은 10-15순위 선수로 예상되었지만 클리블랜드 섹스턴을 더 높은 순위에 선정한데에는 이유가 있었다.

당시 코비 알트먼은 말을 인용하자면, 다음과 같다.


코비 알트먼 曰 「(새롭게 시작하는 만큼)  태도도 좋고, 직업윤리도 뛰어나고, 가장 중요한 사람들은 이곳에 꼭 오고 싶어하는 사람들이에요」 그리고 콜린 섹스턴이 그러한 기조에 딱 맞다고 평가하면서 「콜린은 그 모든 것을 구현하고 있고, 그는 그 문화적 풍조를 더할꺼다」라고 언급했다.

핵심 코어로 포인트 가드 콜린 섹스턴을 확보했지만 당시 클리블랜드의 로스터는 르브론만 빠진 기존 선수들이 남아있었기 때문에 더 많은 유망주 자원이 필요했다.

다행히(?) 당시에는 조던 클락슨 평균 16.8점으로 팀의 리딩 스코어러였으며 시즌 시작 전에 거대 계약을 맺었던 케빈 러브가 부상으로 이탈, 단 22경기만 뀌게 되면서 팀은 자연스럽게 탱킹할 수 있었으며 19승 63패로 시즌을 마무리했다.


케빈 러브의 결장으로 너무 많이 진 클리블랜드는 2019 드래프트에서 5순위 지명권을 획득하게 된다.

 

2) 2019-20시즌

직전 시즌 최하위권을 기록한 클리블랜드는 2019 드래프트에서 5순위 지명권을 획득하게 되면서 또다른 코어가 될 선수인 다리우스 갈랜드를 뽑았다. 클리블랜드의 선택에 대해서 당시에는 많은 비난이 있었다. 가드 유망주가 있는 상황에서 또다른 가드 자원을 뽑았으며 설상가상 (섹스턴과 갈랜드) 둘다 185CM의 단신가드 축에 속하는데 이 둘로 백코트 듀오를 구성하게 되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지금 생각해보면 당시 드래프트 자원 중에서는 5순위에 남아있는 자원 중 가장 뛰어난 선수를 잘 뽑았던 것이며 다행히 (섹스턴과 갈랜드) 둘은 완전히 다른 유형의 선수다. 플레이 메이킹과 이니시에이터 쪽으로 섹스턴이 특화되어 있다면 갈랜드는 좀더 공격형 선수로 특화되어 있다. 또한 지금 생각해보면 갈랜드는 섹스턴 실패시 보험으로 뽑았던 것도 있는 것 같다. 물론 현지에서도 갈랜드에 대한 전문가의 평가는 나쁘지 않았다. 실제로 ESPN의 애널리스트 마이크 슈미츠도 갈랜드를 미래 프랜차이즈 스타로 봤다.(NBA draft debate - Who are the best prospects after the top three? (espn.com))
클리블랜드에게 2019-20시즌은 실험적인 시즌이었다. 이 시즌부터는 좀더 통계학적으로 리빌딩에 접근하기 시작하면서 선수를 구별하기 시작했다.

대표적인 예로 비록 시즌 성적은 19승 46패로 망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활용가능한 라인업을 발견하기도 했다.

대표적인 예로 위 이미지와 같이 작은 신장에도 불구하고 섹스턴과 갈랜드가 함께 있을 때 더 생산성이 있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으며 그들 옆에서 함께 좋은 활약을 해줄 수 있는 세디 오스만을 발견하기도 했다.

이렇게 리빌딩의 초석은 마련했지만 로스터에는 여저히 과거의 잔재들이 남아있었다. 클리블랜드는 바로 트리스탄 탐슨 / 조던 클락슨/  래리 낸스 주니어 / 러브 모두 트레이드 블록에 올리기도 했다.

이와 함께 시즌 중에 코로나 팬데믹이 발생하면서 리그는 2020년 3월 중단하게 되었다. 전세계적으로나 NBA리그에는 엄청난 악재였지만(현재도 악재..) 클리블랜드에게는 미래를 준비할 시간을 벌 수 있었다. 거대 계약과 부상으로 인해 받아줄 팀이 없었던 케빈 러브를 제외하고는 트레이드 블록에 올렸던 (르브론의) 선수들을 모두 처분하는데 성공했다.

반대로 안드레 드루먼드를 디트로이트와의 트레이드를 통해 영입했지만 드루먼드의 떨어지는 퍼리미터 디펜스 능력과 더 빠른 센터에 대한 수비가 안되는 모습을 보면서 빠른 손절각을 보기 시작했다.

 

3) 2020-21
2020-21시즌, 클리블랜드는 다시 한 번 드래프트 5순위로 아이작 오코로를 영입했으며 휴스턴에서 스페이싱을 강조했던 것으로 유명한 JB 비커스텝으로 감독을 교체했다. 또한 제임스 하든의 트레이드를 통해서 재럿 알렌을 영입하는데 성공했다. 감독의 역할도 물론 엄청 크지만, 재럿 알렌은 클리블랜드에게 있어서 정말 보물과도 같은 존재다. 그는 현재 로스터를 완성 시키는데 크게 일조했고 수비에서도 엄청난 기여를 하고 있으며 박스 스코어에는 기록이 되지 않은 헌신적인 플레이로 좋은 퍼포먼스를 보여주고 있으며 클리블랜드와의 궁합도 진짜 좋다.

Four-team trade
To Brooklyn Nets
  • James Harden (from Houston)
To Cleveland Cavaliers
  • Jarrett Allen (from Brooklyn)
  • Taurean Prince (from Brooklyn)
  • rights to Sasha Vezenkov (2017 No. 57)
To Houston Rockets
  • Dante Exum (from Cleveland)
  • Rodions Kurucs (from Brooklyn)
  • Victor Oladipo (from Indiana)
  • 2021 right to swap first-round pick with BKN(from Brooklyn)
  • 2022 BKN first-round pick (from Brooklyn)
  • 2022 MIL first-round pick (from Cleveland)
  • 2023 right to swap first-round pick with BKN (from Brooklyn)
  • 2024 BKN first-round pick (from Brooklyn)
  • 2025 right to swap first-round pick with BKN(from Brooklyn)
  • 2026 BKN first-round pick (from Brooklyn)
  • 2027 right to swap first-round pick with BKN (from Brooklyn)
To Indiana Pacers
  • Caris LeVert (from Brooklyn)
  • 2023 second-round pick (from Houston)
  • 2024 second-round pick(from Cleveland)
  • Cash considerations (from Brooklyn)

4) 2021-22시즌

마지막 조각은 이번 2021 드래프트에서 찾았다. 드래프트 3순위로 영입한 빅맨 에반 모블리는 팀과의 완벽한 케미스트리를 자랑하고 있다. 특히 재럿 알렌과 모블리의 조합은 현대형 빅맨 듀오의 완성형이며 오프시즌에 트레이드로 팀에 합류한 라우리 마카넨과 의 빅맨 트리오 조합은 현재 리그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이 조합의 대단함은 후술하겠지만, 처음에 이 라인업을 구성했을 때 클리블랜드는 현대 농구트랜드에 역행한다고 평가 받으면서 세간으로부터 온갖 욕을 먹었다.

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섹스턴도 물론 성장했지만, 무엇보다 갈랜드의 엄청난 성장과 벤치에이스 역할을 맡아준 케빈 러브 그리고 빅맨 트리오와 함께 탄탄한 로스터를 구성하게 된 클리블랜드는 이번 시즌 개 같이 부활했다고 평가 받고 있다.

 

그렇다면 이러한 과정을 거친 클리블랜드의 강점은 무엇일까?

 

[현재 클리블랜드의 강점]

1) 수비력

클리블랜드의 상승세에는 수비력이 바탕으로 깔려있다. 클리블랜드는 이번 시즌 DEFRTG 105.3(2022/2/16 기준)으로 리그 3위에 해당하는 수치를 기록 중이다.  이러한 수비력에는 빅맨 트리오의 활약이 뒷받침되고 있다. 클리블랜드는 라우리 마카넨과 에반 모블리 그리고 재럿 알렌 트리오를 동시에 가용하는 빅라인업을 활용, 3-2 드랍존 디펜스를 가동하고 있다. 끊임없는 수비 로데이션과 사이즈 우위를 통해 상대의 공격 흐름을 통제하는 것에 목적을 두고 있는 드롭존의 핵심은 가운데에 위치해있는 센터다. 내외곽을 두루 수비할 수 있는 빅맨이 필요한 이 수비전술을 수행하는데 있어 클리블랜드의 핵심은 2021 드래프트에서 지명된 신인 에반 모블리가 맡고 있다.

3-2 존 디펜스

에반 모블리는 스크린 대처가 비교적 약한 클리블랜드 앞선들의 매치업을 견제함과 동시에 자신의 기존 매치업까지 커버, 좋은 컨데스트 능력을 발휘해주고 있다. 실제로 에반 모블리는 CONTESTED SHOTS 12.3을 기록하면서 리그 3위를 기록 중에 있다. 여기에 제럿 알렌까지 경기당 11.8개로 리그 5위를 기록중이다. 그 옆에서는 라우리 마카넨도 버텨주다 보니 클리블랜드는 저절로 리그 최고의 페인트 존 수비 팀으로 인정 받고 있다.

또한 클리블랜드는 OPP3PM 11.3(5위) / OPP3PA 33.5 (8위) / OPP3P% 33.8%(8위)로 상대에게 쉬운 3점 찬스를 허용하지 않고 있다.

이는 클리블랜드가 빅맨들의 높은 기동력이 빅라인업 사용시 발생하는 외곽수비 문제에서 비교적 자요롭다고 볼 수 있다.

 

2) 공격도 만만치 않다

클리블랜드는 코트 위에 최소 두 명 이상의 빅맨이 있는 특성을 활용 3-2 하이로우 오펜스를 주로 구사하고 있다.

공격시에는 위크사이드에 위치한 빅맨이 하이 포스트로 올라와 볼 핸들러로부터 공을 받고, 찰나에 페인트존에서 발생하는 틈을 통해 빅맨들의 하이로우 플레이를 완성하는 것이다. 따라서 클리블랜드는 아래 스텟과 같이 외곽 공격보다는 페인드존 공격에 많이 집중하는 모습을 보여준다. 빅맨들의 뛰어난 연계가 있기 때문에 가능한 플레이다.

 

공격의 중심은 에반 모블리가 아닌 재럿 알렌이다. 재럿 알렌은 픽앤롤 포제션당 득점 기대치 1.23점으로 팀내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직접 득점 창출은 아직 모자르지만 롤맨으로서 준수한 마무리 능력을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팀내 WS 8.0(WS/48 0.242)로 1위를 기록하고 있다.

다만 아쉬운 점은 섹스턴이 부상으로 이탈한 이후 다리우스 갈랜드 휴식 구간에 개인 공격 혹은 리딩이 되는 선수가 부족하다는 점이다. 

갈랜드가 경기당 평균 20.1점 / 8.0어시스트를 기록하면서 생애 첫 올스타에 선정되는 성장세는 분명 승리의 원동력이 된 것은 자명한 사실이지만 그가 없으면 답답한 장면이 많이 나왔다. (리키 루비오....부상으로 트레이드라니 ㅠㅠ) 루비오의 대체자로 합류한 라존 론도는 합류 후 리딩에서 이름값을 해주고 있지만 체력문제로 25분 이상 기용하기 어려운 선수다. 

다행히 클리블랜드는 카리스 르버트를 트레이드 데드라인 이전에 영입하면서 개인 능력으로 득점을 올려줄 수 있는 자원을 보강했다. 

클리블랜드의 이번 시즌 아이솔레이션 비중은 리그 24위, 하지만 르버트는 경기당 1.9번의 아이솔레이션 포제션을 담당하고 있는 선수이며 PPP 0.84점을 기록 중이었다. 이는 리그 최고의 아이솔레이션 자원 중 한 명인 피닉스의 데빈 부커와 동일한 기록이다.  

실제로 르버트는 클리블랜드 합류 후 2번째 경기였던 인디애나 전에서 접전이 진행되었던 승부처에서 혼자서 8점을 퍼붓는 능력을 보여주면서 갈랜드의 결장을 메웠다. 

 

3) 팀 케미스트리

클리블랜드의 또 다른 강점은 팀내 끈끈한 유대감이다.

2018-19시즌을 시작하기 직전에 리빌딩을 선언한 클리블랜드는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뛰고자 하는 의지하는 의지가 있고 팀에 좋은 문화를 가져다 줄수 있는 선수를 원했다는 점에서 확실하게 팀내 케미스트리를 관리하겠다는 의지를 내보였다.

그리고  결과적으로는 목표를 달성했다고 볼 수 있다.

최근 JB 비커스태프 감독의 인터뷰를 인용하자면 비커스태프 감독은

「그들은 서로를 믿어요. 그들은 두려움이 없어요. 좋든 나쁘던 무슨 일이 벌어져도 신경 안 써요. 그들은 서로가 서로를 매순간 지지하는 것처럼 느낍니다. 우리는 도전을 받아들여요. 도망치지 않습니다. 무너지지도 않아요. 그리고 모두에게 우리의 최고의 샷을 줍니다." (여기서 shot이 야투를 의미하는 건 아닌데 뭐라 해석할지 애매해 그냥 샷으로 남겨둡니다)」라고 말했으며 추가적으로 세상의 모든 재능을 가지고도 케미스트리가 좋지 못하다면 당신은 매순간 달성에 실패할 겁니다. 조금 재능이 부족해도 캐미스트리가 좋다면 당신은 달성할 수 있을 거예요」라고 말하면서 다시 한 번 캐미스트리를 강조했다. 

 

[마무리]

클리블랜드는 현재 새로운 ERA의 막 돌입한 팀이다. 그들은 1998년 이후 처음으로 르브론 제임스 없이 플레이오프에 진출을 위해 노력하고 있으며 기존의 평가를 완전히 뒤집고 상승세를 보여주고 있다. 이러한 클리블랜드의 도전이 어디까지 이어질지 굉장히 기대가 된다. 한 편으로는 (아직 일어나지 않았지만) 올드한 농구 스타일을 현대식으로 업그레이드 시켜서 도전하는 만큼 도전에 실패할 시 현대 흐름에 맞게 대대적인 변화가 있을 수도 있다는 우려가 있다. 팀내 형성된 끈끈한 케미스트리와 문화를 갖고 그들이 갖고 있는 스타일과 철학이 꺾일지 언정 굽히지 않고 관철시켰으면 좋겠다. 분명 템포와 스페이스 그리고 3점을 강조하는 시대에 신선한 변화가 일어날 수 있다고 생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