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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1ep] 트리플 더블은 승리로 연결되나?

히이루 2022. 1. 13. 17:03

[들어가면서]

지난 2020-21시즌 당시 워싱턴 위저즈 소속이었던 '트리플 더블의 사나이' 러셀 웨스트브룩은 2021년 5월 11일(한국시간)에 열린 애틀란타 호크스와의 원정경기에서 28점 13리바운드 21어시스트를 기록했다. 이로써 웨스트브룩은 '원조 트리플 더블의 사나이' 오스카 로버트슨의 커리어 트리플 더블 181회 기록을 넘었다. 이후에도 웨스트브룩은 

)을 넘어 정규시즌 누적 최다 트리플더블을 달성했다. 

 

이후 이번 시즌에도 1월 13일 현재까지 9개의 트리플더블을 기록하면서 자신의 기록을 늘려가는 중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팀은 서부 7위에 위치하면서 웨스트브룩은 팬들로부터 팀 성적보다는 자신의 스탯만 관리하는 '스찌'라는 비난을 받는 중이다. 

 

트리플 더블에 있어서 웨스트브룩은 역대 농구사(史)에 독보적인 입지를 구축했다.

웨스트브룩은 2017년에 오스카 로버트슨이 1962년 기록한 시즌 트리플 더블 스탯(30.8점, 12.5리바운드, 11.4어시스트)을 기록한 이후 처음으로 2017년 시즌 평균 트리플 더블을 기록한 이후 2018년 그리고 2019년에도 달성하면서 3연속으로 달성했다. 뿐만 아니라 지난 2020-21시즌에 또다시 평균 트리플 더블 시즌을 기록하면서 5년에 4번이나 달성, 전대미문의 업적을 남겼다.

 

이러한 웨스트브룩의, 비록 지금 '스찌'로 욕 먹지만, 재능은 정말 특별하다. 

하지만 더이상 트리플 더블은 희귀하지 않다. 지난 10년 동안 NBA를 지켜본 팬들은 트리플 더블이 리그 전반에 걸쳐 점점 더 보편화되고 있다는 것을 알 것이다. 1999년에는 11명의 선수가 최소 1개의 트리플 더블을 기록했지만 지난 2020-21시즌에는 19명의 선수가 기록했다. 2014년에는 랜스 스티븐슨이 기록한 5번의 트리플 더블을 기록하면서 NBA를 이끌었지만, 지난시즌에는 9명의 선수가 최소 5회 이상의 트리플 더블을 기록했다.

 

그렇다면 왜 2015년 이후 트리플더블 빈도가 갑자기 폭발했을까.

 

[트리플 더블이란?]

경기에서 득점 / 어시스트 / 리바운드 / 스틸 / 블록슛 5개의 항목 중 3개의 항목에서 두 자리 수를 기록하는 것을 뜻한다. 흔하게는 득점 - 리바운드 - 어시스트 항목에서 기록하는 것을 뜻한다.

한 선수가 경기에서 트리플 더블을 기록했다는 것은 할 정도면 그 날 경기에 엄청나게 관여했다는 뜻으로 봐도 좋을 정도. 득점을 두 자리 수를 올리는 슛 정확도는 물론이고 자기 손에서 어시스트가 나와야 하므로 패스도 정확하고(+패스를 받아먹는 동료의 슛감각도 필수), 리바운드를 많이 잡아야 하므로 박스 아웃, 골밑 경합 등 궂은 일에도 적극적이어야 한다. 득점과 어시스트는 특히 양립하기 어려운 기록이기 때문에 더욱 더 다재다능함이 필요하다. 

 

[왜 트리플 더블이 많아졌나?]

가설 1: 빠른 페이스 => 더 많은 포제션 => 많이 쌓이는 스탯
현재 농구계에서 트리플 더블의 증가 이유로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이유 중 하나는 '빨라진 경기 페이스'다.

즉,  빨라진 경기 페이스로 선수들의 포제션은 증가하고 자연스럽게 선수들은 스탯을 쌓을 기회가 더 많이 진다는 것이다.

 

위의 그래프를 보면 실제로 최근 10년 사이 리그의 경기 패이스 증가와 함께 트리플 더블이 기록된 횟수가 증가한 것을 확인 할 수 있다. 위의 데이터만 보면 페이스와 트리플 더블의 증가의 상관관계가 인과관계를 의미하고 있지만, 1990년대 이전의 경기 페이스와 트리플 더브르이 관계를 살펴 보면 위의 데이터가 꼭 맞다고 보기에는 어렵다.

 

실제로 BASKETBALL REFERENCE에 나와있는 데이터에따르면 페이스 스탯은 1970년대부터 기록되어 있는데,  1970년대에서 1980년대의 페이스는 1990-2000년대 보다 훨씬 빠른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러한 결과를 보면 페이스의 증가로만 트리플 더블의 홍수를 증명하리 어렵다. 

1970년대에 리바운드와 어시스트를 모두 많이 쌓을 수 있는 선수가 많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리바운드는 빅맨의 영역이었으며 어시스트는 가드들의 영역이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근 보여지는 트리플 더블의 증가는 가드들이 더 많은 리바운드를 얻거나 빅맨들이 더 많은 어시스트를 받는 것을 의미할 수 있다. 

이것은 다음 가설로 이어진다.

 

가설 2: 3점슛을 증가  => 더 긴 리바운드 => 가드에게 더 많은 리바운드
현재 리그의 트렌드는 그 어느 때보다 더 많은 3점슛 강조하고 있다. 슛의 비거리는 긴 리바운드와 상관관계가 있고 이는 3점슛의 은 장거리 슛이기 때문에 리그 역시 그 어느 때보다 긴 리바운드를 가지고 있을 것이다. 쉽게 생각하면 리바운드가 자유투라인까지 튀기기 때문에 가드들에게는 리바운드를 잡을 수 있는 기회가 늘어났다고 볼 수 있다.

실제로 현지에서 분석한 위의 데이터 표를 보면 리바운드 거리에 따른 선수들의 신장을 비교했을 때 림에서 멀어질 수록 작은 신장의 선수들이 먼 거리에서 더 많이 리바운드를 잡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를 트리플 더블과 함께 비교해 보면, 한 경기당 빅맨이 아닌, 신장이 작은 선수들(가드)의 리바운드 비중이 더 커겼음을 알 수 있다. 특히 2015년과 2017년 사이에 가드들의 리바운드 비중이 트리플-더블과 함께 상당히 증가한 것을 볼 수 있다.

 

이와 같은 결과가 가설1과 같이 100% 신뢰할 수 있는 인과관계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어느정도 결론을 뒷받침할 수 있는 근거라고 생각된다. 

 

가설 3 :  다재다능한 스타 플레이어
다른 가설들이 대한 통계적 접근보다는 짧기 풀겠다.
확실한 것은 이전보다 더 많은 선수들이 트리플 더블을 기록 중이다. 대표적으로는 웨스트브룩 / 르브론 제임사 / 제이스 하든 / 드레이먼드 그린 / 니콜라 요키치 / 벤 시몬스(이번 시즌 안뛰지만) / 루카 돈치치 / 야니스 아테토쿰보 등이 있다. 이 선수들은 모두 트리플 더블을 필요할 때 트리플 더블을 기록할 수 있는 선수들로 인식되고 있다. 결과적으로 다재다능한 슈퍼스타들이 그 어느 때보다도 더 많이 존재한다는 것이다. 
트리플 더블은 원한다고 누구나 할 수 있는 기록은 아니다. 예를 들면 샤킬 오닐은 역사상 가장 지배적인(도미넌트) 농구 선수 중 한 명이지만 두 자릿수 어시스트를 기록하지는 못했다. 

 
그리고 생각해보면 현대에 와서 트리플 더블을 올리는 선수들 중 일부는 꽤 최근에 리그에 데뷔한 선수들이다. 야니스 아테토쿰보 / 루카 돈치치 / 벤 시몬스 / 요키치는 모두 젊다. 트리플더블이 급증한 데는 이들의 리그 진출이 큰 몫을 한 것 같다. 

 

[트리플 더블과 승리의 연관성]

이러한 트리플 더블의 증가세에 흔해진 트리플 더블이지만, 과연 가치도 같이 떨어졌을까?

이를 알기 위해 트리플 더블과 팀의 승리 연관성을 확인하기 위해 직접 스탯을 찾아봤다.

 

앞서 언급한대로 흔해진 트리플 더블인 만큼, 최소 1번 이상의 트리플 더블을 기록한 선수들이 늘어났지만 그럼에도 의미있는 데이터를 찾기 위해 최소 30회 이상의 트리플 더블을 기록한 선수들을 분류하고 그들이 트리플 더블을 기록했을 때 승률을 분석해봤다. 

TD3 30회 이상 기록한 선수들

위와 같이 승률대로 분석한 결과 30회 이상의 트리플 더블을 기록한 선수들의 경우 드레이먼드 그린이 총 31회로 가장 적었으며 웨스트브룩의 193회로 1위를 달렸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승률 1위는 드레이먼드 그린이 96.8%로 확인이 되었다. 

드레이먼드 그린의 승률 1위가 더 대단한 점은 2위부터 14위까지는 전부 메인 볼핸드러면서 슈퍼스타들이 즐비해있다. 반면 그린은 블루컬러워커이면서 트리플 더블을 31회나 기록, 그리고 트리플 더블 달성시 팀을 거의 승리로 이끌었다는 점에서 얼마나 다재다능하고 팀에 기여하는 선수인지 알 수 있는 대목이다.

 

반면 루카 돈치치의 경우 승률이 62.5%로 팀이 얼마나 돈치치에게 의존하는지, 그리고 아직은 르브론 제임스 만큼이나 팀을 승리로 이끌 정도는 아닐수도 있다고 생각된다.

 

위의 데이터를 보면 또 놀라운 것은 고대 괴수들의 존재감이다. 윌트 체임벌린 / 래리 버드 / 매직 존슨 / 오스카 로버슨 / 팻 레버가 그들이 활약하던 시기에 얼만 다재다능하고 뛰어났던 선수들인지 알 수 있다.

 

[결론]

과거와 달리 현대 농구에서는 포지션의 개념도 많이 파괴되고 있으며 현재 트렌드와 과거의 농구 트렌드에는 많은 변화가 있었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서 현대에는 트리플 더블을 기록하는 선수들이 훨씬 많아지면서 선수의 다재다능함을 상징하는 트리플 더블이 더이상 가치있는 기록이 아니라는 이야기도 많이 나오고 있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트리플 더블과 승리에 대한 연관성을 보면, 특정 선수가 트리플 더블을 기록했을 때 팀도 승리를 쟁취했다는 점을 알 수 있다.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아무리 농구 트렌드가 바뀌고 트리플 더블이 많아졌다고 해도 트리플 더블이 가치가 없는 기록이라고 보기는 어렵다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