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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0ep] 빈티지 미드레인지?

히이루 2022. 1. 5. 10:52

[들어가면서]

누군가 내게 2010년대의 NBA를 관통하는 키워드가 무엇인지 물어본다면 몇 가지가 떠오르지만 가장 잘 2010년대를 잘 표현할 수 있는 키워드로는 '3점 슛'을 꼽고 싶다. 2010년대에 들어서면서 NBA에서는 3점의 대명사로 꼽히는 스테픈 커리의 MVP레벨로의 성장과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의 왕조 건설 그리고 NBA에 적극적으로 2차 스탯 및 분석이 더해지면서 대두된 휴스턴 로케츠에서 대릴볼은 NBA 뿐만 아니라 전 세계 농구의 트렌드를 바꿨다고 할 수 있다. 거의 모든 팀 혹은 나라에서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스페이스 창출과 함께 3점 능력을 득점의 중요한 포인트로 보기 시작했다.

 

이렇게 3점 능력이 중요하게 여겨지는 시대임에도 불구하고 지난 2020-21시즌 NBA 플레이오프를 통해서 오랜만에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공격 스킬이 있다. 그것은 바로 미드레인지 점퍼다. 파이널까지 진출했었던 피닉스 선즈의 크리스 폴이 미드레인지 지역에서 장인급 실력을 보여주면서 미드레인지 지역에서의 점퍼(JUMPER)가 다시 주목을 받기 시작한 것이다.

 

2021-22 시즌에 돌입한 이후에도 케빈 듀란트와 크리스 폴 그리고 드마 드로잔의 미드레인지에서의 활약이 주목을 받으면서 현지에서 많이 주목하고 분석하기 시작했다.

 

 

[왜 최근 NBA는 미드레인지를 쏘지 말라고 하는가?]

 

먼저 미드레인지에 대해서 이야기하기에 앞서 왜 2010년대를 지배한 모리 볼에 대해서 알아보자.

모리 볼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가장 효율적인 공격은 림 어택과 3점 슛'으로 볼 수 있고 이러한 휴스턴 로케츠의 철학은 농구의 트렌드를 바꿨다. 

이러한 모리볼이 주목을 받을 수 있었던 것은 모리 볼이 농구에 대한 수학적(통계적) 접근에 있었으며 모리 볼은 'POINTS EXPECTED PER SHOTS(슛당 점수 기대치)'에 근거를 두고 있다. 

위의 표는 슛 위치에 따른 득점 기대치이다. 이를 보면 위치에 따른 득점 기대치가 차이가 있음을 알 수 있따.

레이업이나 덩크와 같은 림 어택을 통한 공격은 한 번 슛을 던질 때 기대 득점이 1.35점으로 가장 높게 나오고 있다. 3점 슛의 경우 미드레인지 점퍼보다는 슛 성공률(FG%)은 낮지만 득점 기대치는 이 1.11점으로 차순위 기대치를 보여주고 있다. 즉 팀이 전체적으로 조금 더 확률이 높은 지역에서 더 높은 득점기대치를 노리고 높은 위치에서 득점을 쌓는 방식을 채택한 것이다.

이러한 접근의 변화로 현대 농구는 스페이싱을 통해 상태 골밑을 헐겁게 만드는 방법을 발전시켰으며 페이스가 빨라지고 빅맨까지 3점이 가능하게 진화했다. 

[예외가 있나?]

이러한 농구 트렌드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미드레인지 점퍼를 즐겨하던 선수들이 있다. 대표적으로 토론토와 샌안토니오 시절의 드마 드로잔이 있으며 크리스 폴과 카와이 레너드도 볼 수 있다. 이 뜻은 현시대에도 미드레인지에서 좋은 효율을 보여주는 선수가 몇 명은 남아있다는 뜻이다. 그렇다면 미드레인지가 더 효율이 있다고 볼 수 있나?

미국 내 애널리스트들의 분석에 따르면 지난 2020-21 시즌을 기준으로 최소 100번의 FGA을 가져간 선수들 중 20개 이상의 미드레인지 및 3PA를 갖고 간 274명의 선수들의 3점과 미드레인지의 효율을 비교했을 때 오직 8%인 21명만이 미드레인지에서 더 높은 효율성을 기록했다. 이 기록에는 크리스 폴 및 카와이 레너드도 포함되어 있다.

하지만 위의 결과를 보면 더더욱 알 수 있듯이 소수의 선수들을 근거로 미드레인지가 더 효율적이라고 말하기에는 무리가 있다.

[위의 통계가 의미하는 것은]

위의 통계를 보면 확실하게 말할 수 있는 것은 1) 미드레인지 점퍼를 줄이고 2) 레이업과 3점 슛을 늘리는 것이다.

그만큼 3점의 효율이 일반적인 미드레인지보다 좋다는 것을 알 수 있으며 위력이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렇게 말할 수 있는 것은 롱 2 혹은 미드레인지는 대부분이 수비수와 페이스 투 페이스 상황에서 던지는 터프 샷 등으로 가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또한 롱 2와 미드레인지는 최근에 3점 슛의 효율성을 높이기 위해 강조되는 스페이싱 개념에 상충한다.

따라서 현대 농구에서 어떻게 보면 미드레인지는 더 이상 필요가 없는 공격 스킬로 보인다. 

이는 정말로 그럴까?

 

[또 다른 스탯에서 나타나는 3점의 이면]

2021-22시즌 팀별 슛 거리별 스탯

위 스탯을 보고 현대 농구 트렌드에 입각해서 바라보면 휴스턴은 현재 NBA에서 최고로 아름다운 슛 셀렉션을 갖고 가는 팀 중 하나다. 다른 팀들에 비해 전체 슛셀렉션 중 득점기대치가 가장 높은 림 어택의 비율이 가장 높으며 두 번째로 득점기대치가 높은 3PA 또한 현재 리그에서 4번째로 많이 시도 중이다. 

반면 같은 시각으로 봤을 때 브루클린 네츠는 리그 나머지 팀들에 비해 슛 셀렉션이 아쉬운 축에 속한다. 3PA는 23위에 해당하며 림 어택은 12위에 해당한다. 또한 가장 비효율적인 슛으로 꼽히는 미드레인지 성공률이 46.4%로 리그 내 1위를 기록 중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 순위를 보면 효율적인 슛 셀렉션을 갖고 가는 휴스턴은 리그 28위 최하위권에 위치해 있는 반면 반대되는 브루클린은 리그 전체 5위에 위치해있다. 

 

[결론]

그렇다면 차이는 어디서 나오는 것일까?

개인적으로 다다른 결론은 바로 '선수 차이'다.  

분명 현대 농구가 3점 슛을 강조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이에 맞게 선수들의 플레이 스타일 변화하고 살아남은 선수들이 현재 뛰고 있다. 그만큼 새롭게 등장하는 슈퍼스타들은 3점에 특화된 선수들이 대거 등장했고, 롤 플레이어들도 3&D 혹은 3점이 가능한 스트레치형 빅맨으로 변화했다.

 

경기 메타가 이러하다 보니 지금 새롭게 리그에 들어오는 선수들은 자신의 가치를 인정받기 위해서는 현재 메타에 빠르게 적응해야 하는 문제에 직면하게 되고 그에 맞는 기량을 갖춰서 입문하게 되면서 과거에 되면서 저절로 미드레인지의 퀄리티가 줄어들게 된 것으로 볼 수 있다.

 

즉, 현재의 NBA 트렌드에 맞게 성장하는 것은 마치 온라인 게임을 새롭게 시작하는 유저들에게 제공되는 경험치 2배 이벤트와 같은 것이다. 이러한 이벤트는 결국 다른 스킬에 대한 등한시로 이어지면서 미드레인지의 가치가 떨어진 것이 아닐까 싶다.

 

다만, 경험치 2배 이벤트에도 불구하고 어느 시점에 도달해서 더 이상 이벤트 대상자가 아닐 때는 새로운 사냥법 및 스킬 사용이 필요해진다. NBA로 치면 그때가 바로 미드레인지가 중요해지는 타이밍이다. 그리고 미드레인지를 제압했을 때 선수들은 크리스 폴, 카멜로 앤써니, 카이리 어빙, 케빈 듀란트, 스테픈 커리와 같이 슈퍼스타 중에서도 슈퍼스타로 분류되는 게 아닐까 싶다?

 

결론적으로 절대 3점 트렌드를 비하하거나 미드레인지가 더 우위 스킬이다라고 보기는 어렵지만, 개인적으로 3점은 현대 예술이라고 본다면 미드레인지는 고전미가 있는 클래식이라고 생각된다.